전주의 아침이 밝았다.
아침식사제공" 의 혜택을 감사히 누리고서
집안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휴식"을 취한다.
063 114를 눌러 일기예보를 듣는데
오늘밤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진단다.
어쨌거나 이동.
전주- 순천
또다시 사소한 문제가 생겼다.
우리
첫날부터 우리가 다닌역 앞에서 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가져온 두개의 디카에는 밧데리가 없는....-_-
그래서 순천역 앞에서는 폴라로이드를 찍었는데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선운사로 간다.
그리고,
산길을 걷는다.
눈을 감아도 알 수 있다. 내 옆에 흐르는 계곡물은 산 저쪽 위에서부터 생명을 품고 내려오는 중이다.
머리위로 쏟아지는 햇살은 산새소리와 초록을 만나 잔잔히 부서져 천천히 내려온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면 햇빛과 잘 섞인 초록 공기가 내 몸 한가운데 어디쯤까지 깊숙이 들어왔다가
천천히, 그러나 망설임없이 퍼져간다. 손가락 끝, 발가락 끝까지.
숨을 내쉬며 다시 숨을 들이마실 때 쯤이면 모든게 변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눈을 뜨면 이 꿈이 깨어지지는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나는 분명, 물과 바람과 나무와 새와 햇빛이 내는 소리를, 공기를, 냄새를
보고 듣고 느끼고 있으니까.
욕심내지 않고
아주 천천히 걷는다.
나는 그것들이
가질 수는 없어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온전한 나의 것임을 알고있다.
선운사 계곡에 앉아 자두를 꺼내 먹는다.
마음 좋은 아저씨는 돗자리를 흔쾌히 내어주시고
우리는 망설임없이 신발을 벗고 들어가 자두를 먹고 물장난도 친다.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어떤 시, 라던가
천번정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되짚어본 이야기를 천 한번째 되짚으며 똑같은 대목에서 다같이 웃는다던가,
종교와는 관계없이 "나, 절을 좋아해." 라는 대목에서 망설임 없이 똑같이 고개를 끄덕인다던가,
여행 후 바로 다음날부터 각자 다시 삶"으로 돌아가 바쁘게 살아가더라도 공유"한 행복한 그 시간을
마음속에서 천천히 녹여내고 있음을, 누군가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던가하는 것은,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먹는 자두만큼이나 나를 기쁘게 한다.
오늘 필름스캔했는데.
오래된 필름이라 그런지 노이즈대박.ㅋㅋ
그래도 겹치지않은게 어디야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