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_
바쁘게 달려온 월요일, 화요일은 잠시 뒤로 제쳐두고,
빨간 색 글씨로 쓰여진
첫째날, 둘째날을 보냅니다.
늦잠을 자도 되고, 내가 걷고싶은 만큼만 걸어도됩니다.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아도 되고, 만나고싶지 않은 사람은 아예 떠올릴 필요도 없습니다.
아! 얼마나 멋진가요.!
아침.
아홉시쯤 되었던가.
쨍쨍한 화순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새벽부터 시작해서 벌써 10코스를 걷고 오셨다는 아저씨 아주머니를 만났고.
우리는 걷기 시작했다.
한발한발 내딛으며 우리가 연신 중얼거렸던 것은,
"아 정말 길은 다 다르구나."
그 간단한 사실을 우리는, 제주까지 와서야 깨닫는다.
세상의 길은 다 다르고, 길 위에 서있는 우리가 하나의 아름다운 길이라는 사실을.햇살이 꽤나 따가웠기때문에 우리는 곧 까맣게 타버렸다.
사실 나는 여행중에 저 날 하루만 짧은 반바지를 입은 것 같은데,
저 강한 태양빛 아래에 내 다리는 아직도 까맣게 타 있다.
딱 저 바지 길이로 말이지.
선크림을 안바르긴했지만..
"저는 올레를 걷는 사람들에게 목터져라 외칩니다. 제발, 올레길을 걸을때 선크림과 수건으로 둥둥 싸매지말라고.
제주의 건강한 태양과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가라고 말이지요."
라고 말했던, 제주올레의 개척자? 그분의 말씀을 떠올리며
'그래 괜찮아' 하고 나의 게으름을 합리화해본다.
서울에서는 서른발자국에 하나쯤은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도,
올레 위에서는 어쩌다 만날 수 있는 반가운 존재다.
아이스크림하나정도는 먹어주고.
아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 우리의 동선이 아무리 힘겨웠다고 해도.!!
나는 정말 정말 하나하나의 굿초이스에 감사한다.
하얀 구름과 완전 반해버린 산방산.
그리고, 10코스의 절반을 걷는 내내 우리 왼쪽에서 함께 걸어주었던,
형제섬.
한참을 걸어도 내 옆에
또 한참을 걸어도 내 옆에.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다보니,
어느덧 목표지점에 도착해버렸다.
"어? 벌써 도착이네?"
했지만 그렇다고 더 걸을 생각은 없었다.^-^ㅋㅋ
이렇게 10코스를 완주(完走)!? 완보(完步)!! 하고서 다시 완소(!) 숙소로 가서.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며 사장님께서 다정하게 배려해주셔서 구워주신 토스트를 먹으며,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잠시 바라보는 여유를 갖는다.
아 ! 좋다^-^!!
6코스로 이동.
올레길 코스 안의 서귀포초등학교.
"혼자서도 잘하지만 함께하면 더 잘하는 사람."
나도 저런사람이 되어야지.
우연히 만난 갈치국!!!!!!!!!!!
어떻게 갈치국이 비리지 않을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시켰는데..........악
한마디로 킹왕짱!!
올레길은,
가장 빠른 길이 아니다.
그렇다고 가장 아름다운 길도 아니다.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도 조급증이 나, 그 위에서 달리는 우리들에게.
올레길은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바쁘게 가지 않아도괜찮다고.
미술관에 들러 가고, 재래시장에 들러 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둘러보고,
바쁜마음은 이해하지만 70리 정도는 시를 읽으며 걸어보라고 한다.
출발지와 도착지만을 꼽아보면 아주 짧은 거리인데,
우리는 마음에 참 많은 것을 담았다.
우리 어쩌면,
한바탕 꿈을 꾼 것은 아닐까.